"기초생활수급자" 선처 호소한 손정우…판결문 분석 결과, 통할 수 있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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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 선처 호소한 손정우…판결문 분석 결과, 통할 수 있는 주장

2022. 07. 05 07:11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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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재판받는 손정우⋯5일, 1심 선고 예정

앞선 결심공판에서 '기초생활수급자'라며 선처 주장

손정우 주장, 양형에 영향 줄까⋯최근 2년간 형사 판결문 통해 분석

손정우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거듭 선처를 호소했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생계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형량을 낮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정우(26)에 대한 1심 판결이 오늘(5일) 오후에 나온다. 손정우는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의 운영자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 영국 국가범죄청 등 32개국 수사기관이 대대적인 국제 공조수사를 통해 붙잡았다.


그렇게 지난 2019년 아동 성착취물 배포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된 손정우. 당시엔 수많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중 하나로 묻혀가는 듯했다. 그러다 미국 법무부가 손정우의 만기 출소를 앞두고 미국 송환을 요청하면서 대대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아들의 미국 송환 막기 위해 고소·고발⋯국내서 열린 재판에서 모든 혐의 인정

이 과정에서 손정우의 아버지는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그를 직접 고소·고발했다. 구체적으로는 △아동 성착취물 판매로 얻은 4억원 상당의 이익을 여러 암호화폐 계정을 거쳐 현금화하고 △이 중 일부를 인터넷 도박에 사용한 것에 대한 혐의다.


그리고 지난 2020년 7월 당시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는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고, 이후 국내에서 재판을 받게됐다. 그렇게 지난 5월 손정우는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손정우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거듭 선처를 호소했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생계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형량을 낮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적으로 곤란한 처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에 로톡뉴스는 손정우의 판결을 앞두고, 이 같은 주장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판결문을 통해 분석해봤다.


기초생활 수급자 언급된 판결문 분석⋯실형은 한 건도 없었다

로톡뉴스는 대법원이 인터넷에 공개한 최근 2년 치 형사 판결문 중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점이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된 사건을 추렸다. 총 5건이었다.


이중엔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고령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피고인들이 있었다. 먼저 A씨는 함께 버스를 탄 승객이 창문을 닫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둘렀다. 당시 그는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폭행죄 등 다수의 전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9월, 서울중앙지법 강혁성 부장판사는 A씨가 고령이고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참작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2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B씨의 경우, 지난 2020년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된 체크카드를 주운 뒤, 이틀 동안 13차례에 걸쳐 총 100만원 상당의 물건을 구입했다. 이로 인해 사기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유리한 양형 사유 중 하나로 고려됐다. 지난해 3월 전주지법 장진영 판사는 "B씨가 고령이고,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이다"라며 벌금 15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와 B씨의 경우 고령이기에 상대적으로 경제활동 기회가 많지 않고, 이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사정은 유리한 양형 사유였다.


로톡뉴스는 대법원이 인터넷에 공개한 최근 2년 치 형사 판결문 중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점이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된 사건을 추렸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로톡뉴스는 대법원이 인터넷에 공개한 최근 2년 치 형사 판결문 중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점이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된 사건을 추렸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한 찜질방 수면실에서 자고 있던 여성의 가슴을 만져 추행한 C씨. 이 사건으로 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을 심리한 수원지법 안양지원 한옥형 판사는 "범행이 대담하고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C씨가 항소하면서 벌금 90만원으로 감형됐다. 지난 2020년 11월, 수원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김은성 부장판사)는 "추행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면서도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고령의 할아버지 등과 생활하며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받고 있다"며 선처했다.


지난해 12월, 자신을 험담하고 무시한다는 이유로 철제 의자를 피해자의 뒷머리에 내리친 D씨. 이 일로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D씨는 이미 공무집행방해죄, 상해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세 차례나 있었다. 여기에 더해 피해자는 D씨의 처벌을 원했다.


이에 대해 지난 5월 대구지법 김지나 부장판사는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점을 양형 사유 중 하나로 꼽았다. 더불어 우울증 등으로 일정 기간 정신과적 치료 관찰이 필요한 상태에서 벌어진 우발적 범행이라고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언급된 전체 5건의 판결문 중에서 실형은 없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 1건, 벌금형 2건, 벌금형의 집행유예 1건, 선고유예 1건이었다. 선고유예란, 죄는 인정되지만 선고를 미룸으로써 2년간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선고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된다. 사실상 처벌이 없는 셈이다.


각기 다른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대다수 재판부는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을 짚으며 유리한 양형 사유로 반영했다. 이들 중 손정우와 같은 혐의로 재판받은 피고인은 없다. 상황이 완벽하게 일치하지도 않는다. 다만, 다른 피고인들이 그랬듯 손정우 역시도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점이 양형에 반영될 수 있어 보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1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를 기반으로 재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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